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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요즘 디즈니 영화는 왜 어두울까?

by 포토크리에이터 Bear 2023. 7. 7.

영화 '인어공주' 스틸컷

영화에도 다크모드가 있었나...

 최근 개봉한 디즈니 실사 영화 '인어공주'는 여러 논란이 있었습니다. 캐스팅부터 배우와 연출진에 대한 이야기까지 영화의 많은 부분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중 제 눈에 띄었던 논란은 수중 장면에서 화면이 너무 어둡다는 겁니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한 영화이니 만큼 영화의 주요 장면 중 하나인 해저 배경은 아름답고 화사하게 보였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처럼 너무나 사실적인 해저 장면이 나온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최근 디즈니 영화가 화면이 어둡다는 지적은 마블 시리즈에서도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이 논란이 가시화된 계기는 지난 5월 7일, MTV 시상식에서 인어공주가 공개되자 영상 자체가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BBC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인어공주에 얽힌 여러 논란들 중 오늘은 눈이 침침해질 정도로 어두워진 요즘 영화에 대해 이야기 보려고 합니다.

 

 

영화 '인어공주' 스틸컷

 

왜 이렇게 어두운 것인가

 지난 4월 공개된 '피터팬 & 웬디'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어두운 화면에 대한 불만이 소셜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디즈니의 또 다른 시리즈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영화들도 화면이 어두워서 눈살을 찌푸린 관람객들의 후기가 이어졌습니다.

 

 헐리웃 영화와 과거 영화의 색감을 비교한 어느 전문가는 이 어두침침한 화면이 기분 탓이 아니라고 합니다. 영상의 화면 밝기에 한정 지어 말하자면, 실제로 지금이 화면이 어두운 시기라는 것이죠. 화면이 어두워진 이유는 크게 기술의 발전, 특정 장르의 유행, 시청 방식의 변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 스틸컷

 

 첫 번째로 촬영 기술이 셀룰로이드 필름 촬영에서 디지털 촬영으로 방식이 변화되었는데, 이러한 변화는 감독이 촬영장에서 즉각적으로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현장에서 감독이 화면에 담고 싶은 디테일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활영할 때 조도가 낮더라도 후보정으로 개선이 가능해진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지난 10년 동안 할리우드는 SF와 판타지 장르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판타지 장르는 현실과 다른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장면마다 어두운 연출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를테면 영화 '아바타'의 경우, 현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데, 화면 속에서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요소들은 어둡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기 위한 최상의 장비가 구비되어 있는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가볍게 시청하는 형태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영화관은 일종의 암실에서 관람하는 것과 같은데, 현실에서 집은 커텐으로 햇빛을 가리더라도 영화관보다는 밝기 때문에 화면이 더욱 어둡게 비칩니다.

 

 

영화 '아바타' 스틸컷

 

 

다시 밝은 화면으로 돌아올까?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이는 어두운 화면의 강세는 보기에 따라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화면의 밝기가 필요이상으로 어두우면 관객들의 시청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때때로 중요한 장면들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디즈니+'에서 공개된 마블 시리즈 '시크릿 인베이전' 1화의 첫 시퀀스인 야간 장면은 인물들이 뭘 하고 있는지 제대로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촬영 현장의 조명감독과 촬영감독의 영역이 줄어드는 현실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현실에서 영화만큼 어두운 세상을 충분히 보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변화는 더 납득 가능한 판타지의 세계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블레이드러너 2049'에서 어둡지만 환상적인 영상미를 보여준 것처럼요. 하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가 현실의 감각보다 앞질러 갔을 때 느껴지는 괴리감은 창작자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블레이드러너 2049'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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