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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알버트 왓슨과 스티브 잡스의 일화⎟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by 포토크리에이터 Bear 2023. 2. 1.

 

⎟거장과 천재 CEO의 첫 만남

  베테랑 사진작가인 알버트 왓슨은 스티브 잡스의 포트레이트를 찍는 일을 맡게 됩니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에게 오전에 촬영을 위한 시간을 내는 건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30분의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왓슨은 20분 만에 촬영을 끝냈습니다. 그는 촬영 중간에 잡스에게 다음과 같이 포즈를 취해보라고 권합니다.

 

“스무 명의 임원들과 아침회의 중이라고 생각해봐요. 내 의견을 반대하는 그들 사이에서 내가 옳다는 것을 확신에 차서 말하고 있는 본인을 상상해서 포즈를 취해보면 어떨까요?”

  왓슨의 요구는 구체적이었고 상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잡스는 “오, 그런 거라면 아주 쉽겠네요. 그건 내가 매일 아침 겪는 일이니까요.”라고 답하며 곧장 포즈를 취했고 왓슨은 확신에 차서 촬영을 마치고 그때 찍은 사진은 훗날 잡스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애플 공식 홈페이지의 사진으로 올라가고, 그의 자서전 표지로 사용되어 많은 이들의 눈에 각인되었습니다.

 

 

 

⎟일화를 본 후기

  스티브 잡스는 포토그래퍼들을 싫어했다고 전해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창작자들을 위한 툴을 개발하는 애플의 ceo였던 그였기에 의외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잡스는 이 유명한 포트레이트를 촬영하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왓슨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잡스 자신이 이제껏 찍어본 본인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생각했다고 봅니다.

 

  사진 속 그의 눈빛과 표정에선 단호하고도 진취적인 인상을 보여줍니다. 턱에 살짝 걸친 손가락은 그가 평소에 하는 고민의 깊이를 어렴풋이 느끼게 해줍니다. 왓슨의 디렉팅을 듣고서 곧바로 포즈를 취한 잡스도 놀랍지만, 더 이상 찍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촬영을 종료한 왓슨의 결단력이 대단합니다. 그 판단의 원천은 분명 축적된 경험과 날카롭게 깎인 직감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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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사진을 사랑한 남자의 일대기

  알버트 왓슨은 패션 사진가로 유명하지만 본격적으로 패션 작업을 하기 이전엔 주어지는 상업 사진 의뢰를 거절하지 않고 받았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의료기기 회사의 카탈로그 사진도 촬영했다고 합니다. 알버트 왓슨의 직업 정신은 사진이 필요한 일이라면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껴졌습니다. 진정한 전문가란 분야와 상황을 가리지 않고 최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메거진과의 패션 작업 이외에도 그의 개인 작업물을 보면 사진으로 할 수 있는 자신의 표현 영역을 탐구하는 데에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평생을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은 거장의 일대기를 보니 새삼 저 자신의 작업 현황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알버트 왓슨의 사진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 중입니다. 반 세기의 세월 동안 도전적인 정신으로 사진에 몰두한 한 거장의 일대기를 천천히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F

🗓 ~ 2023. 3. 30

📸 iPhone 13 pro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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